제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계시는 아버지께.


두터운 옷을 입고 지내던 겨울이 어느새 가고 이곳 저곳에서 꽃축제들로 한창인 따뜻한 봄이왔네요. 꽃들로 가득찬 계절이오니 딱 일년전 따스한 봄햇살을 맞으며 아버지와 함께한 정원박람회 튤립축제가 생각나네요.
그 날은 여느때보다 유난히 날씨가 좋았고 손녀 나현이 재롱도 보면서 즐거워 하셨던 아버지의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는 그 나들이가 우리의 마지막 여행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생각해도 너무나도 안타깝고 기가막힐 노릇입니다.

물런 아버지께서 우리와 영원히 함께할수는 없고 언젠가는 떠나실줄 알고는 있지만 아직은 멀었을거라는 저의 방심과 착각속에 살아계실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당신곁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마음을 더 쓰지 못한 지난날들이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또 부자간 무뚝뚝한 성격으로 술한잔 따라드리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앞을가립니다.
아버지 또한 우리 가족들과 여기 계신 모든분께 하고싶은 말이 많았을 텐데 다 하지 못하고 가셔서 얼마나 안타깝고 억울하셨습니까?

또 매일같이 손주들 모습이 담겨진 핸드폰속 동영상들 보시며 즐거워하시던
아버지께서 “이제는 사랑스런 손주 나현이 재원이 커가는 모습도 여기까지구나”하며 더이상 지켜보지 못하고 가신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아쉬우셨을까요?
눈을 감기전 만감이 교차하셨을 아버지께서도 많이 흐느끼셨을 겁니다.
이 모든게 아버지도 저희도 아쉽고 안타깝고 후회스럽고 부족한 마음들이 가득하지만 이제는 돌이킬수 없는일이 됬네요.

이제는 이러한 마음들을 뒤로하고 홀로 남은 어머님을 지극정성 봉양하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 성국이와 더 우애롭고 화기애애한 가족을 만드는 것만이 지난 부족함들을 채우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것또한 아버지의 뜻이라 여기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부디 아버지께서도 저희 가족들 지켜봐 주시고 저희 마음속에 항상 함께하여 주십시오.

제 마음속엔 있지만 이세상 어디에서도 다시 볼수없는 아버지께
가장 하고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한마디를하고 마치겠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2016. 04. 09
큰아들 이성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