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추모관







>> 아빠 아빠가 내 곁을 우리 엄마 곁을 우리 동생 곁을 떠난지도 벌써 두달이 다 되가고 있어 우린 가족은 아빠 없어서 힘들게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는데 세상은 아빠 없이도 잘만 돌아가. 그게 너무 슬퍼 아빠를 아는 지인들이 우리 가족 보고 그러더라 안쓰럽다고 불쌍하다고 힘내라고 근데 난 그 말이 더 힘들고 짜증나 내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데 우리 그렇게 안불쌍한데 그냥 우리 아빠가 옆에 없는 것 뿐인데 왜 안쓰럽다하고 불쌍하다할까 아빠, 이제까지 생각해보면 난 참 아빠한테 해준게 없다.. 그치 맨날 삐지고 화내고 성질내고 아빠 딸인데도 참 못된 짓 많이 했어 아빠가 그렇게 아파하는 걸 정말 하루라도 더 일찍 알았다면 그 하루만이라도 아빠가 모든 짐을 나에게 맡겨놓고 편안히 갈 수 있었을텐데 미안해 아빠 정말 미안해.. 장례식때 우리 아빠가 안슬퍼하게 나 단 한번도 안울었어 남들이 울면서 들어올 때 난 웃으면서 반겨줬고 남들이 힘내라고 아빠 없이 잘 살라고 할때도 웃으면서 대답했어 엄마가 옆에서 울고 있을 때 난 울지도 않았고 친척분들이 울 때도 난 말없이 고개 숙이고 있었어 나까지 울면 아빠가 더 힘들어할까봐 나 웃고 다녔어 근데 이제 너무 힘들다 이제 아빠 없는 빈자리 익숙해질 때도 됬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 하긴, 당연한거겠지 19년을 함께 해왔는데 단 2개월만에 아빠 빈자리를 채우겠어.. 아빠! 우리 엄마는 아직도 아빠 사진 보면서 울어 아빠 얘기만 나와도 울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옆에 있는 휴지들이 잔뜩이야 우리 엄마도 맨날 아빠한테 성질내고 싸우고 그랬는데도 많이 사랑했나봐 우리 엄마가 아직도 아빠 사랑한대 아빠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야. 절대 하늘나라에서 울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아야 해 나중에 내가 아빠 옆에 갔을 때 그 때 진짜 사랑한다고 백만번이고 더 말해줄게 사랑하는 우리 아빠 내가 성인이 되는것도 못 보고 먼저 가버려서 어떡해?.. 나 아직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말도 못해봤고 따듯한 패딩한번 사주질 못했는데.. 아무리 내가 미웠다해도 너무 빨리 가버린거 아니야? 남들이 다 겪는거 내가 좀 더 일찍 겪었다고 생각할게 다음 생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나 그 때도 우리 아빠 딸로 태어나고 싶어 나 이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난 김진식 딸이고 누구보다 우리 아빠가 최고였다고 우리 아빠보다 선하고 착한 사람 없었고 우리 아빠보다 우리 가족 사랑한 사람 없었고 누구보다 가장으로서 가장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웠다고 이제야 이런 말 할 수 있어서 정말 미안해 오늘따라 더욱 더 보고 싶은 우리 아빠, 하늘나라에선 웃으면서 지내야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사랑하고 보고싶어 그리고 미안해.. 못난 딸이여서